2025/07 33

지진과 교량, 하늘길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하늘길 위의 흔들림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언제부턴가 우리는 자연스럽게 교량 위를 지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도시 곳곳을 잇는 고가도로와 고속도로의 교량, 강 위를 가로지르는 대교와 도심의 입체교차로는 이제 당연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그러나, 우리가 오르고 있는 그 길이 지진과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차량과 사람, 그리고 도시의 연결망을 책임지고 있는 이 구조물들은 지진의 강한 흔들림에도 견딜 수 있을까?이 글에서는 교량이라는 구조물이 지진에 얼마나 취약하거나, 혹은 강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에 더해 우리가 교량 위, 혹은 아래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해본다. 교량은 왜 지진에 취약할까?지진은 땅을 흔드는 힘이다. 문제는 그 힘이 단순히 수평 ..

지진학 2025.07.16

도시 지하철과 지진, 터널은 안전한가?

지하철이라는 현대 도시의 혈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일상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출근과 퇴근, 학생들의 등교와 시민들의 이동까지 하루 수백만 명이 지하 수십 미터 아래로 이동한다.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현대 도시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도시의 ‘혈관’에 해당하는 구조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묻지 않는다.지하철이 지진에 안전한가? 지하 수십 미터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최근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강진 사례들을 살펴보면, 지하철과 같은 지하 구조물 역시 지진에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진이 건물과 도로뿐만 아니라, 지하 인프라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야 한다. 터널은 지진에 강한가, 약..

지진학 2025.07.15

지진과 수도관, 보이지 않는 물길의 위험성

지진의 그림자, 지하에서 터지는 재난지진은 흔히 건물의 붕괴나 도로의 파손 같은 '보이는 피해'로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하 인프라의 손상에서 시작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도시의 혈관 수도관과 하수도, 송수시설이 지진의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지진이 발생하면 땅은 단순히 위아래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수평 방향의 전단 운동, 비틀림, 단층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은 휘고, 찢기고, 끊어진다. 지진 직후 급수망이 붕괴되면, 생활용수는 물론 소방, 병원, 위생 등 모든 도시 시스템이 동시에 마비된다.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전력이나 통신망의 끊김은 금세 드러나지만, 수도관은 ..

지진학 2025.07.14

도심 속 단층 위의 도시들,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나?

우리가 딛고 사는 땅 아래에 무엇이 있는가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반도. 수천 년 동안 우리는 이 땅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그리고 반복되는 여진들은 한국이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지진의 강도가 아니라, 그 진원 아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단층’의 존재다.지질학적으로 단층은 지각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힘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생긴 균열이다. 이러한 단층이 움직일 때마다 우리는 지진을 경험한다. 그런데 그 단층들이 도심 한복판, 또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사는 아파트, 병원, 학교 아..

지진학 2025.07.13

지진의 그늘, 액상화 현상이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위험, 지진 그늘의 실체지진이 발생하면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나 모든 피해가 단순한 진동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지진의 숨겨진 위협 중 하나인 ‘액상화 현상’은 땅 자체가 마치 진흙처럼 변해버리는 지질학적 현상으로, 구조물 붕괴와 대규모 재산 피해를 유발한다.액상화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대비도 어렵다. 더욱이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도시 대부분은 하천 근처나 매립지 위에 건설되어 액상화에 취약한 지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액상화의 원리와 실제 사례, 그리고 국가적·개인적 대응 방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액상화 현상이란 무엇인가?액상화(Liquefaction)는 지진과 같은 외부 충격이 지반에 가해질 때, 토양 내 입자 사이에 있던 물..

지진학 2025.07.12

지진의 깊이-지하 10km의 흔들림, 얼마나 깊어야 위험할까?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이에서 시작되는 재난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볼 때 우리는 무심코 숫자들을 받아들인다. 규모 6.0, 진앙은 어디인지, 그리고 종종 함께 언급되는 ‘지하 10km’라는 표현.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진의 규모에만 집중하지만, 실제로 피해를 결정짓는 데 있어 지진의 깊이는 규모만큼이나 중요하다.얕은 깊이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표면까지 도달하는 에너지 손실이 적기 때문에 더 강하게 체감되며, 그로 인한 피해도 크다. 반면 깊은 곳에서 일어난 지진은 진동이 넓은 지역에 퍼질 수는 있지만 표면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지하 10km, 이 숫자가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왜 이 깊이가 자주 언급되며,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지진의 깊..

지진학 2025.07.11

지진과 동물의 감지 능력, 과학이 밝힌 본능의 경고

본능인가 예측인가? 지진이 발생하기 전, 동물들이 갑자기 보이는 이상 행동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자연의 신비 중 하나다. 개가 밤새 짖고, 고양이가 숨으며, 물고기 떼가 한꺼번에 수면 위로 떠오르거나 새들이 군집을 벗어나는 장면은 단지 우연일까? 아니면 진짜 지진을 ‘감지’하고 경고하는 것일까?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는다. 예측이 극도로 어려운 지진 앞에서, 인간은 동물의 감각에 의미를 부여하려 노력해왔다. 이 글에서는 동물의 감지 능력에 대한 역사적 사례와 과학적 해석, 그리고 현대 기술과의 결합 가능성까지 폭넓게 조망해본다. 고대부터 이어진 이상 행동의 목격담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진 발생 전 동물의 행동 변화에 주목했고, 중국의 기록에서도 뱀이나 개, 닭의..

지진학 2025.07.10

지진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본다 – 계측, 해석, 그리고 예측의 세계

흔들림의 과학,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 지진은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걸까? 오늘날 과학자들은 전 세계 곳곳에 설치된 수천 개의 지진계를 통해 수십 년간 누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미세한 전조 현상과 진동 패턴을 해석하며 미래의 지진을 예측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진 데이터가 수집되고 분석되는 방식,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 그리고 지진 예측 기술의 현재와 한계를 다룬다. 흔들림 뒤에 숨겨진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진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되는가? 지진 데이터를 수집하는 첫 단계는 ‘계측’이다. 이는 대체로 지진계(seismometer)를 이용해 수행된..

지진학 2025.07.09

도시와 건축은 어떻게 지진을 견디는가?

흔들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설계의 진화 도시가 발전하고 인구가 밀집될수록,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특히 지진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재난으로, 수 초의 흔들림이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그 피해의 핵심은 ‘자연현상’이 아니라, 그것을 견디지 못한 ‘구조물’에 있다. 그렇다면 도시는 어떻게 지진을 견뎌야 할까? 건축은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혹은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할까? 이 글에서는 지진에 견디는 도시와 건축의 비밀, 즉 내진설계의 역사, 기술, 적용사례, 한계와 미래까지 함께 살펴본다. 내진설계의 개념과 진화 ‘내진설계(耐震設計)’란, 건축물이나 인프라가 지진의 진동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구조적 저항력을 갖추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진학 2025.07.08

도카라 열도, 1500회 지진 발생…‘지진 스웜’이란 무엇인가?

일본 열도에 쏟아진 ‘끝없는 지진’의 정체 2025년, 일본 가고시마현 남쪽에 위치한 도카라 열도에서 단 일주일 만에 1,500회가 넘는 지진이 관측되었다. 일부 지역은 하루에도 수백 번의 흔들림을 겪었고, 진도 4~5에 해당하는 체감 가능한 진동도 빈번히 발생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언론은 “대지진의 전조인가?”라며 연일 특집 보도를 이어갔다.그러나 이 현상은 기존의 대지진과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 큰 충격이 한 번 오는 것이 아니라, 중소 규모의 지진이 일정 지역에 몰려서 연달아 발생했다. 이처럼 동일 지역에서 짧은 기간 동안 수십, 수백 회의 지진이 발생하는 현상을 ‘지진 스웜(Swarm Earthquakes)’이라고 부른다. 지진 스웜은 여진과도, 전진과도 다르다. 그렇다면 도카라 열도를..

지진학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