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 9

도시 지하철과 지진, 터널은 안전한가?

지하철이라는 현대 도시의 혈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일상은 지하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출근과 퇴근, 학생들의 등교와 시민들의 이동까지 하루 수백만 명이 지하 수십 미터 아래로 이동한다.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현대 도시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도시의 ‘혈관’에 해당하는 구조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묻지 않는다.지하철이 지진에 안전한가? 지하 수십 미터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최근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강진 사례들을 살펴보면, 지하철과 같은 지하 구조물 역시 지진에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진이 건물과 도로뿐만 아니라, 지하 인프라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야 한다. 터널은 지진에 강한가, 약..

지진학 2025.07.15

지진과 수도관, 보이지 않는 물길의 위험성

지진의 그림자, 지하에서 터지는 재난지진은 흔히 건물의 붕괴나 도로의 파손 같은 '보이는 피해'로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하 인프라의 손상에서 시작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도시의 혈관 수도관과 하수도, 송수시설이 지진의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지진이 발생하면 땅은 단순히 위아래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수평 방향의 전단 운동, 비틀림, 단층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은 휘고, 찢기고, 끊어진다. 지진 직후 급수망이 붕괴되면, 생활용수는 물론 소방, 병원, 위생 등 모든 도시 시스템이 동시에 마비된다.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전력이나 통신망의 끊김은 금세 드러나지만, 수도관은 ..

지진학 2025.07.14

도심 속 단층 위의 도시들,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나?

우리가 딛고 사는 땅 아래에 무엇이 있는가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반도. 수천 년 동안 우리는 이 땅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그리고 반복되는 여진들은 한국이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지진의 강도가 아니라, 그 진원 아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단층’의 존재다.지질학적으로 단층은 지각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힘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생긴 균열이다. 이러한 단층이 움직일 때마다 우리는 지진을 경험한다. 그런데 그 단층들이 도심 한복판, 또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사는 아파트, 병원, 학교 아..

지진학 2025.07.13

지진의 그늘, 액상화 현상이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위험, 지진 그늘의 실체지진이 발생하면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나 모든 피해가 단순한 진동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지진의 숨겨진 위협 중 하나인 ‘액상화 현상’은 땅 자체가 마치 진흙처럼 변해버리는 지질학적 현상으로, 구조물 붕괴와 대규모 재산 피해를 유발한다.액상화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대비도 어렵다. 더욱이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도시 대부분은 하천 근처나 매립지 위에 건설되어 액상화에 취약한 지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액상화의 원리와 실제 사례, 그리고 국가적·개인적 대응 방안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액상화 현상이란 무엇인가?액상화(Liquefaction)는 지진과 같은 외부 충격이 지반에 가해질 때, 토양 내 입자 사이에 있던 물..

지진학 2025.07.12

지진의 깊이-지하 10km의 흔들림, 얼마나 깊어야 위험할까?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이에서 시작되는 재난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볼 때 우리는 무심코 숫자들을 받아들인다. 규모 6.0, 진앙은 어디인지, 그리고 종종 함께 언급되는 ‘지하 10km’라는 표현.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진의 규모에만 집중하지만, 실제로 피해를 결정짓는 데 있어 지진의 깊이는 규모만큼이나 중요하다.얕은 깊이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표면까지 도달하는 에너지 손실이 적기 때문에 더 강하게 체감되며, 그로 인한 피해도 크다. 반면 깊은 곳에서 일어난 지진은 진동이 넓은 지역에 퍼질 수는 있지만 표면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지하 10km, 이 숫자가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왜 이 깊이가 자주 언급되며,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지진의 깊..

지진학 2025.07.11

일본은 왜 지진에 강한가?

일본의 내진 기술과 시민 대응력의 차이지진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포항, 경주, 최근의 제주 앞바다 지진까지—이제 우리는 지진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자주 회자되는 나라는 바로 일본입니다.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고 빠른 복구가 이루어지는 나라, 바로 일본입니다.그렇다면 일본은 무엇이 다른 걸까요?같은 자연현상 앞에서 왜 일본은 ‘지진에 강한 나라’라는 평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내진 기술과 시민들의 재난 대응력이 어떻게 쌓였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반복되는 참사 속에서 다져진 ‘지진 교육의 일상화’ 일본은 지진의 ..

지진학 2025.07.04

한반도는 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닐까?

과거에는 한국 사회 전반에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다”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처럼 판 경계에 위치한 국가들과 달리 지진으로 인한 대형 피해를 겪은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이제는 이 믿음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습니다.최근 10~20년 사이 한반도에서도 지진의 빈도와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지진에 대한 경각심과 내진 대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지’, 지질학적 원인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 어디서 비롯됐을까?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지진대인 환태평양 조산대(Pacific Ring of Fire)에서 떨어진 지역입니다.이 조산대는 전 세계 지진의 약..

지진학 2025.07.03

지진 피해 사례, 인명·재산 피해는 어떻게 발생할까?

지진이 발생하면 땅이 흔들린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그로 인해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어떤 피해가 구체적으로 발생하는지, 왜 어떤 지역에서는 큰 피해가 나고, 다른 곳은 무사한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실제 지진 사례를 바탕으로, 지진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진이 사람을 어떻게 위협하는가?지진은 직접적인 흔들림으로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인명 피해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다음은 대표적인 피해 유형입니다. ⬛ 건물 붕괴로 인한 사망가장 큰 피해 원인은 건물입니다.건물이 흔들리거나 붕괴되면서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벽돌, 콘크리트, 유리 등에 의해..

지진학 2025.07.02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일까? 최근 발생 통계 분석

지진하면 흔히 일본, 인도네시아, 칠레 같은 나라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반면,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지진 안전지대’라고 믿어왔습니다. 과연 이 믿음은 여전히 유효할까요? 최근의 지진 발생 통계를 살펴보면, 그 생각을 다시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는 정말 지진으로부터 안전했을까?지질학적으로 볼 때 한반도는 환태평양 조산대(불의 고리)처럼 활발한 지진 활동 지역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비교적 큰 지진이 드물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뇌리에 ‘우리는 지진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하지만 20세기 후반 이후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7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지진은 무려 1,500건이 넘습니다. 그중에서도 규모 3.0..

지진학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