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대비 6

지진과 수도관, 보이지 않는 물길의 위험성

지진의 그림자, 지하에서 터지는 재난지진은 흔히 건물의 붕괴나 도로의 파손 같은 '보이는 피해'로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하 인프라의 손상에서 시작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하는 도시의 혈관 수도관과 하수도, 송수시설이 지진의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지진이 발생하면 땅은 단순히 위아래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수평 방향의 전단 운동, 비틀림, 단층 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은 휘고, 찢기고, 끊어진다. 지진 직후 급수망이 붕괴되면, 생활용수는 물론 소방, 병원, 위생 등 모든 도시 시스템이 동시에 마비된다.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전력이나 통신망의 끊김은 금세 드러나지만, 수도관은 ..

지진학 2025.07.14

도심 속 단층 위의 도시들,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나?

우리가 딛고 사는 땅 아래에 무엇이 있는가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반도. 수천 년 동안 우리는 이 땅을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그리고 반복되는 여진들은 한국이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지진의 강도가 아니라, 그 진원 아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단층’의 존재다.지질학적으로 단층은 지각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힘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생긴 균열이다. 이러한 단층이 움직일 때마다 우리는 지진을 경험한다. 그런데 그 단층들이 도심 한복판, 또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사는 아파트, 병원, 학교 아..

지진학 2025.07.13

도카라 열도, 1500회 지진 발생…‘지진 스웜’이란 무엇인가?

일본 열도에 쏟아진 ‘끝없는 지진’의 정체 2025년, 일본 가고시마현 남쪽에 위치한 도카라 열도에서 단 일주일 만에 1,500회가 넘는 지진이 관측되었다. 일부 지역은 하루에도 수백 번의 흔들림을 겪었고, 진도 4~5에 해당하는 체감 가능한 진동도 빈번히 발생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언론은 “대지진의 전조인가?”라며 연일 특집 보도를 이어갔다.그러나 이 현상은 기존의 대지진과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 큰 충격이 한 번 오는 것이 아니라, 중소 규모의 지진이 일정 지역에 몰려서 연달아 발생했다. 이처럼 동일 지역에서 짧은 기간 동안 수십, 수백 회의 지진이 발생하는 현상을 ‘지진 스웜(Swarm Earthquakes)’이라고 부른다. 지진 스웜은 여진과도, 전진과도 다르다. 그렇다면 도카라 열도를..

지진학 2025.07.08

한반도는 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닐까?

과거에는 한국 사회 전반에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다”라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처럼 판 경계에 위치한 국가들과 달리 지진으로 인한 대형 피해를 겪은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이제는 이 믿음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습니다.최근 10~20년 사이 한반도에서도 지진의 빈도와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지진에 대한 경각심과 내진 대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지’, 지질학적 원인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 어디서 비롯됐을까?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지진대인 환태평양 조산대(Pacific Ring of Fire)에서 떨어진 지역입니다.이 조산대는 전 세계 지진의 약..

지진학 2025.07.03

지진 피해 사례, 인명·재산 피해는 어떻게 발생할까?

지진이 발생하면 땅이 흔들린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그로 인해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어떤 피해가 구체적으로 발생하는지, 왜 어떤 지역에서는 큰 피해가 나고, 다른 곳은 무사한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실제 지진 사례를 바탕으로, 지진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진이 사람을 어떻게 위협하는가?지진은 직접적인 흔들림으로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인명 피해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다음은 대표적인 피해 유형입니다. ⬛ 건물 붕괴로 인한 사망가장 큰 피해 원인은 건물입니다.건물이 흔들리거나 붕괴되면서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벽돌, 콘크리트, 유리 등에 의해..

지진학 2025.07.02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일까? 최근 발생 통계 분석

지진하면 흔히 일본, 인도네시아, 칠레 같은 나라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반면,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지진 안전지대’라고 믿어왔습니다. 과연 이 믿음은 여전히 유효할까요? 최근의 지진 발생 통계를 살펴보면, 그 생각을 다시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는 정말 지진으로부터 안전했을까?지질학적으로 볼 때 한반도는 환태평양 조산대(불의 고리)처럼 활발한 지진 활동 지역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비교적 큰 지진이 드물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의 뇌리에 ‘우리는 지진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하지만 20세기 후반 이후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7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지진은 무려 1,500건이 넘습니다. 그중에서도 규모 3.0..

지진학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