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학

지진 속설과 오해, 잘못된 상식이 생명을 위협한다

아침양갱 2025. 7. 2. 18:30

지진은 단 몇 초 만에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재난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진에 대해 잘못된 속설이나 근거 없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문틈에 숨어야 한다”, “반려동물이 지진을 예측한다”, “지진은 미리 예보된다”는 등의 말들은 일부 언론, 인터넷, 입소문을 통해 퍼지며 진짜 위험이 다가왔을 때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고 있는 잘못된 속설과 그 진실, 그리고 실제 생존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잘못된 믿음이 생명을 위협하는 이유, 지금부터 정확히 알아보세요.

 

지진 속설과 오해

 

 

“문틈에 숨어야 안전하다”는 오래된 상식

과거에는 문틀이 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구조물이라 생각되어, 지진 발생 시 문틈에 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대 건물 구조는 다릅니다. 대부분의 주거용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어, 문 주변이 반드시 튼튼한 구역은 아니며 오히려 낙하물과 충격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진동 중에 열리고 닫히는 문에 손이나 몸이 끼이거나, 깨진 유리창 파편에 맞는 사고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행동

  • 탁자 아래 몸을 웅크리고 머리를 보호
  • 창가나 유리 근처는 피하고, 무거운 물건이 떨어질 수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기
  • 벽 모서리나 기둥 근처에 몸을 웅크리는 것도 안전합니다.

 

 “반려동물이 먼저 감지한다”는 믿음, 과연 믿을 만할까?

지진 직전 개가 짖거나 고양이가 숨어버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일부 지진 사례에서는 지진 수 시간 전부터 이상행동을 보인 동물들의 목격담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일관성과 재현성이 떨어지며,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도 없습니다. 동물은 지각 능력이 예민해 미세한 진동이나 음파에 반응할 수 있지만, 그 반응이 반드시 지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위험한 이유

  • 동물의 행동만 믿고 공식 경보 시스템을 무시하거나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있음
  • 반려동물이 조용히 있다고 해서 지진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전혀 없음

바른 판단

  • 지진 경보나 기상청·소방청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를 우선 신뢰해야 합니다.

 

“지진은 예보할 수 있다”는 착각

기술이 발전하면서 “AI가 지진을 예측한다”, “달의 움직임이나 지하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각종 유튜브나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도 지진의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지진은 지하 깊은 곳에서 단층이 미끄러지며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 발생 시점과 규모, 위치를 정확히 맞추는 것은 아직 인류가 넘지 못한 과학의 벽입니다.

 

다만 가능성은 평가 가능

  • 특정 지역에 지진 발생 위험이 높다는 ‘잠재력 평가’는 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활성단층대나 해양판 경계 지역 등은 지진 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시점에, 얼마만큼의 지진이 발생한다’는 정보가 아니며, 지진 대비를 위한 참고 지표일 뿐입니다.

 

“규모가 크면 무조건 큰 피해다?”

지진의 위력은 ‘규모(Magnitude)’와 ‘진도(Intensity)’로 나뉘는데, 대중적으로는 규모만 보고 위험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크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고, 규모가 작아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시

  • 2016년 뉴질랜드 규모 7.8 지진 → 인명 피해 거의 없음
  • 2017년 포항 규모 5.4 지진 → 도시 중심부에서 진도 6 수준의 강한 흔들림,
    학교·주택 수천 건 피해

피해는 지진의 깊이, 지표와의 거리, 지반 상태, 인구 밀도, 건물 구조 등에 따라 결정됩니다.

 

“밖으로 나가야 안전하다”는 오해

지진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진동 중에 이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 건물 외벽 파편, 간판, 유리창, 에어컨 실외기 등이 낙하물로 떨어질 수 있음
  • 외부 계단이나 비상통로 자체가 불안정할 수 있음

올바른 행동

  • 진동이 멈춘 뒤, 안전 여부를 확인한 후 대피
  • 밖으로 나가야 할 경우에는 주변 낙하물을 경계하며 넓은 공간으로 이동
  • 엘리베이터는 절대 사용 금지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착각

한반도는 일본이나 대만처럼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최근 10여 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더 이상 안전지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
  • 2022~2024년 사이 울진·강원·경북 지역에서 잦은 중규모 지진 발생

지질학적으로도 한반도는 여러 개의 활성단층이 존재하며, 인근의 일본 해구 지진대의 영향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건물들의 내진 설계 비율이 낮은 지역도 여전히 존재해, 작은 규모의 지진에도 구조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지진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진에 대해 더 정확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잘못된 속설이나 오해는 생존을 방해하는 ‘가짜 안전’일 뿐입니다.

  • 문틈보다는 탁자 아래
  • 동물 감지보다는 공식 정보
  • 예보보다 대비
  • 진동 중 대피보다 진동 후 안전 확인

이러한 기본 상식이 바로 지진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말이 아닌, 과학적이고 검증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습관,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한반도는 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닐까?”라는 주제로 한국에서 최근 지진이 증가한 원인과 지질학적 배경을 설명해드립니다. 한반도 지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꼭 확인해보세요.